전원살이

야밤에 배추벌레 잡기

무화말 2017. 10. 15. 19:02

9월 중순쯤 배추를 심었습니다.

120그루가 있는 배추 모종 한 판을 10,000원에 시장에서 사 와서

만들어 논 둑에다가 사방으로 두 뼘씩 떨어뜨려 심었습니다.

 

무럭무럭 자라서

이제 속이 앉으려는 그 무렵에

지나가시던 우리동네 부녀회장님이

당신은 배추밭에 웃거름 요소를 한 컵씩 했다고

땅을 깊게 파고 요소를 하는 것이 배추 포기가 크고 단단해진다길래.....

땅을 파고 저도 한 컵씩 웃거름을 했습니다.

 

그리고 추석 쇠고 비가 꽤 내리고

다음날 날씨가 뜨거웠었는데 배추가 아 글쎄....

배추속을 드러내고 시들시들 다 죽어가고 있지 않은가????!!!!!!!

앙~~~되!!!!

당장 농약사에 달려갔다.

무름병이라며 약을 주었다. 3~4일 간격으로 뿌리 쪽으로 흠뻑 적시도록 2번 약을 치라고 한다.

농약을 해도 배추는 4분의 1 정도가 낮에는 시들시들 밤에는 원상복귀 하는 패턴을 보여줬다.

시골에서도 나와 똑같은 현상이 발생된다고 엄마에게서 전화가 온다.

 

곰곰히 생각해 봤다.

원인은 무름병이 아니라 과다한 웃거름에 배추가 취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결론을 냈다.

앞으로는 웃거름을 하지 않을 작정이다.

2 포기만이 죽어가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자위해 본다.

 

그러나 저러나.....

밤만 되면 이틀에 한 번 꼴로 배추밭에 나가

배추벌레랑 달팽이들을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잡아낸다.

그렇지 않으면 거의 먹을 수 없게끔 난도질 당하므로.....

 

자다가도 생각이 나면 속옷차림으로 달려 나간다.

주변에 보는 사람이 분명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ㅋ

 

 

<민달팽이의 식사 모습>